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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이 말하는 것Daily Drops 2025. 1. 14. 09:00
일부러 거칠게 표현해봤다. '예쁜 것이 말하는 것'이라고.
사실 '예쁜 것'은 모든 미학적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말이다.
디자인이나 예술적 아름다움에 대해, 이를 단지 컨텐츠를 꾸미는 부차적 요소로 여기는 시선을 종종 마주한다. 다이어리, 집,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시각적 혹은 청각적 요소로 "꾸민다"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결과물은 단지 꾸며진 것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미학적 아름다움은 형태 그 자체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판단 이전에, 형태 그 자체가 이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모든 형태와 형상에는 그것을 만들어낸 의식, 뜻, 감정이 스며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건축은 자연과 직접 연결되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발달했다. 한국 전통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차경(借景)'의 개념은 그러한 인식과 세계관을 잘 드러낸다. 반면 서양 건축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분리하고, 건축물 자체가 완결성을 지닌 독립적 구조물로 설계된다. 서양 건축에서는 대칭과 독자성이 중요한 미적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는 인간이 자연과 구분된 존재로서 자기완결적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 두 세계관은 각기 다른 미학적 아름다움을 지탱하고 있으며, 그 차이는 매우 본질적이다.
결국 형태에서 드러나는 미적 지향은 그 자체로 뚜렷한 메시지가 된다.
충분한 안목과 깊은 심미안을 가진 사람이라면 형태 자체에서 이미 세계관과 의식의 흔적을 읽어낼 수 있다.나는 가야의 토기 유물에서 특별한 공명을 느낀다. 그 안에 담긴 세계 인식이 나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주나라 이전 상나라 또는 은나라 시대의 유물들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이 유물들은 인위적 미감이 덜하고, 자연스럽고 우주적이며, 때로는 순진하게까지 느껴지는 미감을 지니고 있다.최근 며칠간 가야 건국 신화와 구지가, 그리고 가야의 유물들에 깊이 빠져 탐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러한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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