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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공기, 햇빛의 소중함Daily Drops 2025. 1. 23. 09:00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 지 벌써 나흘째다. 하늘은 구름막도 아닌 뿌연 먼지로 뒤덮여 햇빛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답답한 환경 속에서 조깅하거나 걷기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 2000년대 초를 떠올려보면, 공기 질이 나쁜 날 종일 돌아다니다 유독 더 피곤했던 기억이 난다. 호흡기가 건강하다 해도 분명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되도록 조심하려 한다.
독감까지 겹친 요즘, 정말 필요해서 잠깐 근처 마트에 들른 것 외에는 하루 종일 집에 머물렀다. 다행히 몸이 릴랙스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낮잠을 잘 수 있었고, 점심 후엔 암막 커튼을 쳐서 외부의 시각적 자극까지 완전히 차단했다. 마치 고치 안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크고 작은 가습기 두 대를 모두 가동하자 콧물과 기침이 줄고, 호흡도 한결 편안해졌다. 몸이 부드러워지고, 정신과 마음도 느슨해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몸과 마음 모두 안전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내 몸이 받아들인 듯했다. 약을 먹지 않고 회복하려니 쉽지 않지만, 이 과정에서 몸이 보내는 신호를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샤워기를 염소를 99% 제거하는 2중 필터로 교체했다. 브리타로 정수한 물은 예상 이상으로 맛이 좋았고, 교체한 샤워기는 거칠게 느껴졌던 물을 부드럽고 깨끗하게 만들어 샤워 시간이 단순히 씻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까지 정화되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원래 염소 냄새를 싫어하고 자연스러운 향기를 좋아하지만, 환경에 적응한답시고 이런 불편함들을 그냥 넘겼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보니 나무처럼 내 몸에도 햇빛과 물이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작은 변화가 이렇게 행복감과 경험에 큰 차이를 만들어낼 줄은 몰랐다.'Daily Drop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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