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음악 창작 앱 SUNO 사용기

AI로 음악을 만드는 세상이라니..

몇 해 전, 바흐의 곡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그의 스타일로 작곡한 곡을 접한 적이 있다. 당시 제공된 여러 곡 중에서 어떤 곡이 바흐의 오리지널 곡이고, 어떤 곡이 인공지능이 제작한 것인지 맞춰보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의외로 간단했다. 기본적인 화성 진행에서조차 바흐답지 않은 요소들이 도드라졌고, 음악적으로도 어색한 부분들이 눈에 띄어 인공지능의 작품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물론 바로크 음악은 그 자체가 수리적 논리에 기반해 작곡되는 경우가 많아, 인공지능이 그 논리를 학습해 음악을 조합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는 음악이라는 분야에서만큼은 인공지능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2025년 현재 나는 Suno라는 음악 작곡 앱에 대해 듣고 바로 다운로드해 사용해 보았다. 운 좋게도 최신 버전인 v4로 여러 곡을 만들어볼 수 있었고, 일부는 낮은 사양의 v3.5로 시도해 보았다. 단순한 프롬프트를 입력했는데, 예를 들어 “퀸의 락 스타일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한다는 내용의 곡” 같은 요청만으로도 앱은 곡을 뚝딱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가사까지 생성해 냈다. 결과물은 놀라웠다. 현대 음악의 다양한 장르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냈으며, 특히 일반 청취자 관점에서는 충분히 감탄할 만한 수준이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조예가 깊은 특정 장르에서는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러한 곡들을 유튜브나 릴스 같은 짧은 영상 매체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면, 큰 이질감 없이 지나칠 정도의 완성도였다. 몇 년 전 바흐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던 초기 AI와 달리, 이 앱은 단순히 수리적 논리를 기반으로 음악을 구조화하고 소리를 입히는 방식을 넘어선 듯했다. 오히려 방대한 음원을 마치 사진을 찍듯 학습하고, 이를 조합하여 입체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보컬의 발음과 멜로디 처리를 보면, 주로 2000년대 이후의 음악을 학습한 결과라는 점이 두드러졌다. 보컬의 톤이나 발음, 스타일은 현대적인 감각을 반영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그럴듯한 완성도를 자랑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기술적 발전의 속도다. 음악 AI의 발전은 단순한 도구의 수준을 넘어 창작의 한 영역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체감상, 세계적인 기술 변화는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 그 곡선은 거의 수직선에 가까워 보인다. 이러한 변화가 개인의 삶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변화에 대비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어떻게 기회로 활용할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AI 기술은 단순히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창작과 작업의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어떻게 나만의 색을 유지하며 새로운 도구를 활용할지 진지하게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AI로 음악을 만드는 시대가 이미 도래한 지금, 음악은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닌 새로운 협력의 장이 되었다. 앞으로의 음악과 기술이 만들어낼 새로운 세계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상상하는 일만으로도 흥미롭고 설레는 일이다.

아래는 Suno를 통해 직접 제작해 본 음원이다.

https://suno.com/song/0e057e87-0c3d-4214-b970-131aff4dc182

난 내 길을 갈뿐 by @pivotear | Suno

https://suno.com/song/4693ed21-4710-4be5-a61b-5296125c0607

Cosmic Strings by @pivotear | Suno